저는 3월 24일에 수술하고 한 주 입원했다가 31일에 퇴원했어요. 집이 대전이라 3시간 넘게 차에서 꼼작을 못했더니 다리가 터져 버릴 듯하더군요. 집에 도착해 계단 오를 일이 걱정이었는데, 오히려 손잡이 없는 경사지 오르는 일이 더 어려웠어요. 목발로 오르려니 몸이 뒤로 넘어가려해서 옆으로, 그야말로 게 걸음으로 조금씩 간신히 경사면을 올랐고, 계단은 병원에서 배운 대로 조심해서 올랐어요.
퇴원이 이른건지 집에서 이튿날까지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도 화장실 일보는 것도 혼자서는 안 되더군요. 참, 저는 절골술과 퇴행성관절염으로 줄기세포 증식과 내시경 치료까지 한 터라 더 힘들거라 하더군요.특히 더 휘어 있던 오른쪽 다리가 힘들었어요. 퇴원하고 셋째 날부터는 혼자 일어서고 앉기가 가능했어요. 밤낮으로 통증은 찾아오는데 병원에서는 진통제를 안 주셨더라고요. 그냥 약국에서 탁센 같은 진통제 사서 하루 두번 씩은 먹었어요. 그래야 잠도 자고 낮으로 스트레칭도 할 수 있겠더라고요.
퇴원하고 여섯째 날, 통증도 훨씬 줄어서 본격적으로 재활 운동을 시작했어요. 운동은 모두가 다 아시는 세 가지와 복근 운동, 목발걷기 등을 재활 운동 일지에 기록하며 했어요. 별거 아니지만, 그날그날 몸 상태에 따라 운동량을 적어 놓으면 도움이 되리라 해서죠.
퇴원하고 일곱째 날부터는 주방을 기웃기웃 해보네요. 날마다 남편한테만 맡겨 놓은게 미안해서리... 내가 서 있기에 무리하지 않을 15~20분을 넘기지 않고 할 수 있는것은 조금씩 해보기로 했어요.
퇴원 아홉째 날부터는 이틀에 한 번씩한 소독을 더는 안 해도 되고, 게다가 샤워를 해도 된다고 해서 머리감고 샤워하고 말리고, 그런데 새롭게 압박 스타킹 신기가 생각보다 힘들더라고요. 남편을 대기시키고 이거 달라 저거달라 하네요.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있네요. 지난 15일 총선 일에는 퇴원하고 보름만에 외출을 했네요. 투표를 하고 오랫만에 먹고 싶었던 메밀막국수도 먹고 대청호로 드라이브까지 그간 못누린 봄기운을 만끽했답니다. 그런데 다음 날에 몸살이 났어요. 외출한다고 계단을 오르내리느라 힘들었나 봐요. 어깨 전체에 근육통이 와서 병원에서 준 쿨파스로 시원하게 덕을 보았지요.
저는 이렇게 퇴원하고 잘 지내고 있어요. 다리는 아직도 이따금씩 있는 통증과 불편함으로 괴롭지만, 불편한 사람을 위해 애써주는 남편이 정말 고맙고, 이제 다컸다고 엄마를 위해 시간을 내주는 아들 딸이 있어 행복합니다. 더군다나 수술로 퇴행성 관절염과 작별하는 것만도 좋은데, 일자다리로 자신있게 활보할 일을 생각하면 지금이 제일 행복한 시간이겠죠~~.
수술하고 회복하시는 분 모두 건강하게 예쁘게 잘 걸으시길 바랍니다. 이상 별일 없이 잘 지낸다는 소확행 이야기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수술을 며칠 앞둔 봄날에
험한 세상을 바른 다리로 걸으며,
험한 세상에 바른 다리가 되려는 마음으로 오카리나 연주한 영상입니다.Bridge over Troubled Water (Simon & Garfunkel)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 (오카리나 AC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