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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된장찌개

[사는 이야기]

by 에이레네/김광모 2022. 6. 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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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멍 옥동은 아들 동석이 산 자장면을 기어코 먹고, 아들 동석은 어멍 죽음 앞에서 마침내 된장찌개를 먹는다. 자장면, 된장찌개, 삶에서 슬픈 먹거리이다.

옥동은 자기를 지아비와 딸을 바다에 죽게 하고, 아들 동석을 데리고 첩살이하며 자기 아들이 얻어터져도 못 본 채 한 ‘미친년’이라며 가슴에 슬픈 응어리 껴안고 산다. 옥동에게 아들과 함께 먹은 자장면은 지아비, 딸, 아들과 함께 웃으며 먹고 싶은 먹거리이다.

동석은 어멍이 미워서 어멍이 좋아하는 된장찌개를 먹지 않는다. 어멍이 산 미친년 삶이 자기를 굶기지 않으려는 발버둥임을 알고서는 어멍이 끓인 된장찌개를 마침내 먹는데, 슬프게도 어멍 죽음 앞에서.

그들에게 자장면과 된장찌개는 바람이다. 자장면이 된장찌개가, 가족이 함께하며 웃으며 사는 슬픈 아이러니라니... <우리들의 블루스>

며칠 전에 올해 처음으로 갑천에서 다슬기를 잡았다. 아내가 절골술 핀 제거술을 받고 회복하기에, 혼자 자전거를 타고 대정동임도를 넘어 갑천에 가서 해넘이 시간에 가족에게 웃음을 주려는 생각에 다슬기를 잡았다. 아내가 다슬기 된장국을 잘 끓여줘서 어머님께 가져다드렸다. 며느리에게 전화하셔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라고 하셨다.

어릴 때 섬진강에서 다슬기 잡기는 정말 싫었는데, 이제는 잡기도 먹기도 즐기니 나이가 든 게다. 즐기는 분에게 주려는 마음도 한몫한다. 가족이 지금 여기서 함께하며 웃으며 사는 바람에 바람이 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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