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수술 전날 저녁에 입원했습니다. 사전검사는 일주일 전에 했기에, 수술 날에는 어떻게 수술할지 간략히 설명을 듣고, 여러 모로 각도와 길이 등을 계측했습니다.
제 수술 시간은 점심 시간도 지나고 1:30 즈음이었습니다. 전날 밤부터 금식했어도, 전혀 배고프지 않았고 그저 덤덤했습니다. 수술 시간이 되자, 간호사가 따라오라고 했습니다. 수술실로 걸어 들어가 침대에 눕자마자, 마취과 선생님과 간호사님들이 여유롭게 수술 준비를 시작하는 듯했습니다.
제가 느끼기로는 잠시 후, 덜덜덜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하나 둘 읏싸"라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비로소 수술이 끝났구나!" 안도함과 동시에 두 다리가 무겁게 짓눌리면서 통증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간호사가 안심하라는 말을 하면서 호흡을 깊게 하고, 발목을 계속 굽혔다폈다를 해서 피 순환이 잘 되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병 간호하시는 이모님에게도 어떻게 하라고 일러두어서 남편과 이모가 발과 손을 계속 주물러 줬습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안정을 찾고 "참을만하구나."라고 하면서 아기낳기보다 아프지 않다면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남편은 안도하면서 잘하고 있다고 웃어주었습니다.
그렇게 두 시간이 지나 저녁식사 시간이 됐고, 저만 홀로 누워 있고 모두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남편은 병원 생활에 필요한 물품 몇 가지를 사려고 잠시 나갔습니다. 그러는 동안 저는 열심히 했어야 할 두 가지 운동, 곧 깊은 호흡과 발목 운동을 까막득히 잊고 있었습니다. 계속 나오는 가래를 뱉으려고 기침을 하는데 갑자기 몸이 경직돼고 온몸에 마비 증세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너무 무섭고 두려웠지만, 곧바로 간호사들이 출동하고 온몸을 주무르자 진정됐습니다. 여기서 중요한점은 발목을 계속 움직여 피 순환이 잘 되게 해야 하는 것, 그리고 마취제로 생기는 가래를 잘 뱉어내야 하는것입니다.
수술하고 3시간이 지나서야 물을 마시라고 했습니다. 물이 넘어가자 가래뱉기가 수월했습니다. 입도마르고 칼칼한 목도 축일 겸 조금씩이지만 계속 물을 마셨습니다 그런데 웬일인가 갑자기 메스꺼움이 밀려오더니 그간 마신물을 다 토하고 말았습니다. 두 번째 소동을 치렀습니다.
이렇게 수술날 하루를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그리고 입원생활은 모든 환자와 대등소이합니다. 그런데 저만 남다르게 또 한번소동을 치렀습니다. 수술하고 셋째 날, 소변 줄도 떼고 처음으로 걸음마를 배우려고 일어섰습니다. 물리치료사의 지도로 워커로 먼저 걸어보고 목발로 걷는 법을 배우는데, 또다시 어지럽더니 다시 토하고 말았습니다.
굳이 제 지저분한 소동을 정리한 데는 짚고 넘어갈 점이 있어서 입니다. 바로, 체력입니다. 저는 지난 6개월 동안 관절염으로 운동도 할 수 없었고 그러면서 소화력까지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건강한 사람은 수술이 수월할 겁니다. 체력이 약하다면 어느 정도의 체력을 단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소화기에 이상은 없는지 체크하고 어느 정도 소화기 치료를 한 다음에 수술 계획을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이외에는 시간 흐름에 따라 몸 회복이 느껴지고 다리는 가벼워지고 걸음걸이 등 모든 게 눈에 뛰게 좋아짐을 느꼈습니다. 상담간호사 얘기로 증식과 내시경을 한 환자는 입원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무난히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수술을 계획한다면 참고했으면 해서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았습니다.
입원생활은 만족했습니다. 원장님께서 말씀을 많이 하지 않으셔도 하루에 두 차례 회진 때마다 발끝을 살짝 건드려주시며 환자 상태를 살펴주셨고, 간호사 선생님들은 밝은 얼굴과 말씨로 살펴주었다. 임창무 원장님께 감사드리고 간호사 분들과 간병해 주신 여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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