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성심장례식장에 혼자서 조문하러 갔다. 아내는 이틀 일정으로 피곤하다며 집에서 쉬겠다고 해서 혼자 갔다. 저녁 6시인데, 지인 부부께서는 막 떠나신다. 혼자서 조문하고 혼자서 저녁을 먹다, 지인에게 전화하니 곧 올라오신단다. 혼자가 아니라 네 분이시다. 또 지인 부부가, 또 지인 부부가, 그리고 친구 부부도 또 한 친구도. 1차로 귀가하신 분, 2차로 귀가하신분.
3차로 귀가하려는데 지인 혼자서 9시 즈음에 들어오신다. 마산을 출발해 서울 불광동에서 사역하고 대전에 조문하러 오셨단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만 하고 귀가할 수가 없었다. 둘이서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아내 건강 문제를 알렸다. 119로 응급실에, 사흘 입원하고서 퇴원, 그리고 외래 진료 등. 갑자기 지갑을 떠내시더니, 불광동에서 함께 쓰라고 받으셨다면서 5만 원권 네 장이나 건네신다. 아내에게 맛 있는 식사를 사주라고. 참으로 훈훈한 위로다. 은퇴하고서 삶을 물으신다. 딱히... 좋은 책 짓기에 관심을 기울이겠노라고 했다. 길이 남을 교과서 짓기를 몇 권이나 더 할 수 있을까.
11시에 대전역을 출발하는 열차를 예매하셨다기에 여유 있게 모셔다드렸다. "안녕히 가세요." 늦은 오후에 집을 나설 때는 조문하고서 잠시 머물다 곧바로 귀가하리라 생각했는데, 자정이 다가왔다. "모두 밤새 안녕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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