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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한식조리기능사 실기도 합격

[사는 이야기]/OHYE, 요리

by 에이레네/김광모 2010. 7. 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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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시험, 가뿐히......


아내도 벌써 불혹의 중턱을 넘어서는 나이다. 말 그대로 전업주부로서만 20년을 지낸 평범한 여성이다. 아내는 2010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도전, 곧 한식조리기능사 취득에 나섰다. 추위를 무릅쓰고 지하철을 이용해 노은지구까지 가서 한식조리 실기 교육을 받으면서, 곧바로 필기시험에 응시했다. 필기시험은 단 한번의 응시로 가볍게 합격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실기시험 1차 도전, 실력은 있는데 요령을 몰라서 그만....


두 달의 실기교육 기간이 끝나는 마지막 날, 아내는 실기시험에 응시했다. 열심으로 교육받고, 집에 와서 다시 실습하고 했으나 실기 1차 도전에 쓴 잔을 마셨다. 시험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우선은 요령인데, 아내는 시험 요령을 제대로 주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두 가지 메뉴를 주어진 시간에 마무리 해 제출해야 하는데, 주어진 시간이 첫째 메뉴 조리 시간이고 또 시간이 주어지는 것으로 착각을.

아내의 도전에 응원하는 마음으로 접수를 대행한다. 그런데 접수날이면 한국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는 접속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응시자가 많다. 아내가 직접하면 별 문제가 없지만, 온라인 결제 문제가 있어 대행할 수 밖에 없다. 응시자가 원하는 요일과 시간를 택해 접수하려면 월요일 9시에 접수해야 한다. 대전에서 이천으로 출근하는 나는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새벽 출근을 해야 했다.



실기시험 2차 도전, 시간 부담으로 서두르다 그만......


심기일전해 실습에 집중해야 할 아내가 조리직에 취직(?)을 했다. 실습도 제대로 못하더니 2차 도전에도 실패했다. 지난 실패에서 시간 초과로 실격한 터라, 너무 서둘렀던 모양이다. 닭찜을 했는데, 본인 생각에는 너무 빨리 하느라 익히지도 않았다는. 득점내역을 확인해 보니, 합격점수에 불과 몇 점이 부족했다.


실기시험 3차 도전, 차분히 실력 발휘해 성공


아내의 세 번째 도전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나는 다시 새벽 출근을 해 접수 대행했다. 그리고 세 번째 결전의 날은 지난 26일 토요일 10시였다. 장마털에 접어든 때라 비가 내렸다. 조리도구 가방을 챙겨 아내와 시험장으로 향했다. 실기시험을 마치고 일찍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거의 마지막에 나왔다. 두 번째 응시 때 실패한 메뉴가 다시 나왔다나.


어제 목요일, 실기시험 발표일인데도 아내는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출근했다. 발표시간인 9시에 맞춰 한국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해 발표를 확인했다. "합격"이다. 그것도 우수한 점수로, 여유있게 합격을! 두 차례 고배 후 든 기쁨의 잔에 아내는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중년 여성이여, 용기를 내어 도전해 보라!


사실, 아내는 두 차례 불합격에 나름의 가슴앓이를 했다. 그때 나는 아내에게 말했다. "자기가 합격할 때까지 나는 새벽 출근해 접수 해 줄 수 있어!" 아내를 격려할 다른 특별한 방책이 없기에, 그냥 말로......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더니 결국엔 합격을. 한식조리기능사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따지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그러나 중년의 여성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는 용기에, 그리고 두 차례의 실패를 딛고 도전하는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축하한다.

"여보, 합격 선물로 무엇을 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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