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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 심장 그리기: 시동리-품곡리, 문의-묘암리-마동리-회인-피반령-문의

[사는 이야기]/자전거 감성여행

by 에이레네/김광모 2018. 6. 2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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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그리기 


<주행 경로>

대전일보-불무교-대청댐보조댐-시동리-품곡리-문의-묘암리-마동리-회인-피반령-문의-대청댐전망대-금강합류점-원점회귀


오늘은 나홀로 길을 나선다. 아내는 어제 장태산을 다녀와서인지 힘들어 쉬겠다고. 아내와 함께 둘이면 둘이어서 좋고, 나홀로면 혼자여서 신난다. 

<대전일보-불무교> 하지를 갓지난 터라 3시 햇빛은 강렬하다. 살짝 요령을 피운다. 가로수 그늘길을 찾아 갑천자전거길에 접근한다. 자전거길에서도 가로수 그늘길로만 달리며 몸을 푼다. 그렇게 10여km를 달려 불무교에 이르렀다. 딱히 정한 목적지 없이 여기까지. 이젠 나홀로 가야할 곳을 정해야 했다. "어디로 갈까?" 



<대청댐보조댐-시동리-품곡리-문의> "어디로 갈까." 뜻깊은 물음이지만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삶이 그렇듯 말이다. 마음가는 대로 결정하고 달리면 되니. 대청댐보조댐에서 장승공원으로 오르려다, 차 한 대가 가파른 길을 오르기에 따라 갔다. 나를 반기는 듯한 개선문(?)인가. 시원하게 내리막을 달리니 시동리이다. 왼손잡이라 왼쪽을 좋아하는데, 개울이 흐르는 오른쪽 길을 선택해 산쪽을 향했다. 계속오른다. 끝일까, 고갯길일까. 

이 빨래판길을 계속 오르니 고갯길이다. 오르막길 다음은 내리말길이다. 삶에서 오르막길은 신나고 내리막길은 아쉽지만, 나홀로 자전거여행길에서 오르막은 힘들고 내리막은 신난다. 특히 임도에서 내리막길은 짜릿하게 신명한다. 그래서 위험하기도. 그렇게 내려온 길을 돌아보니 품곡리이다. 시동리-품곡리 임도, 처음길! 오르막과 내리막, 참 좋다.



<문의-묘암리-마동리> 품곡리 버스승차장에서 잠시 머뭇거린다. "이젠 어디로 갈까/" 오랫동안 염두에 둔 경로가 마음을 끈다. 묘암리-마동리-피반령! 우선 문의로 가야하는데도 반대방향 청주시내로 가는 공도를 선택했다. 이 지역 도로망을 숙지하려고. 한참을 달려보니, 감이 잡힌다. 그 감으로 문의IC까지. 

회남 진입도로에서 잠시 머뭇거린다. 6:30, 

시간이 문제다. 해가 지기 전에 한 차례도 달려본 적이 없는 임도를 통과할 수 있을까? 영양식 두 개로 체력을 보충하고 도전을. "어라, 그냥 농로인데." 마동리까지.




<마동리-임도-회인>
마동리를 지나는데 해넘이가 시간이다. 그리고 비포장 임도갈 시작이다. 지도를 보니 한참을 올라야 한다. 잠시 망설인다. "그냥 돌아서 내리막길을 즐길까. 그렇게하면 신나겠고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겠지. 아니다! 그래도 이른바 도전했는데. 그래, 도전을 즐겨보자." 고갯길 9부 능선에는 공사중이라는 표지판이... 그래도 넘어보자. 저 멀리 보이는 큰산이 서대산인가. 달이 벌써 마중을.



<회인-피반령-대청댐전망대> 다행히, 임도 고개를 넘어 회인에 이르니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회인에서 영양식 두 개, 물과 음료도 준비했다. 지도를 보니 집까지 거리가 만만치 않다.  8시, 아내에게 카톡으로 10시 넘어야 집에 이를 것이라고 메시지 남겼다. 어두워져 후미등과 전조등을 켜고 달리기 시작했다. 피반령 오르막이 시작한다. 어둠을 벗삼아 나홀로 페달을 구른다.  체력은 떨어진 상태이고 어둠은 깊어가고. 그렇게 피반령을 무정차로 정복했다. 쉽지 않다... 피반령 내리막을 달리는 기분은 환상적이다. 그런데 어둡고 속도로 위험하다. 특히, 반대 차로 자동자 전조등 빛이 신속히 지나친 다음은 아주 위험하다. 순간 암흑이기에.


<문의-금강합류점-원점회귀> 배고프고 지친다. 집까지 달려야 할 길이... 그래도 좋다. 집으로 가니. 국토종주할 때가 문득 떠오른다. 더는 갈 수 없을 때, 아무 데나 텐트치고 라면죽 끓여 먹고 잠든. 집에는 아내가 삶아 놓은 감자 그리고 냉콩국수가 기다린다는 생각으로 힘겹게 달린다. 두 시간 반이 지나서야 아내가 카톡 메시지를 보낸다. "헉" 헉헉대며 "헉"을 보는 기분은... 

이동시간: 7시간
휴식시간: 0.5시간
총거리 115km
총획득고도 1,160m

영양식 3개, 물 3병, 음료수 1병으로
도전해 대승한 기분!

심장을 뜻하는 헬라어 스플랑크나로,
심장을 그렸다.

"아들아, 우리 삶에 기회는 한두차례 있다.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자." 
"주님, 도우소서!"





아내 오카리나 연주 <Take me home country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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