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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빼자

[사는 이야기]

by 에이레네/김광모 2022. 6. 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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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두 해 전에 큰 수술을 받았다. 이른바 오자형 다리로 퇴행성 관절염으로 몸고생, 마음 고생하다 경골골절술을 받았다. 핀 제거 수술을 해야 재활이 끝나기에 2박 3일 수술 일정으로 입원해야 했다.

 

그래서, 며칠 전에는 아내가 수술 받을 일에 긴장하기에 둘이서만 차로 여행했다. 곤룡터널을 지나, 장령산휴양림에 가는 길을 달려, 충남 금산군 제월면에 있는 월영산-부엉산 출렁다리도 건넜다. 물론 걸어서. 금강 바람에 275m 길이 출렁다리가 출렁거려도 아내는 그저 신난다. "나는 하나도 무섭지 않다!"라고 아이들에게 SNS에 말했다. 그런데 나는 기름기 있는 도너츠를 몇 개 먹어서 그랬나, 속이 편하지 않았다.

 

점심으로 어죽마을에서 어죽을 먹으려 했으나, 천태산 입구에 들려 속을 달래려고 참외를 먹는 바람에 점심을 먹지 못하고 총 110km를 달려 동네에 와서 손수차림에서 막국수를 먹었다. 그야말로 맛 국수다! 장인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가족 모임한 데라, 생각난다. 더 버티고 사셨으면...

 

아내가 입원하는 날, 하필이면 같은 날 동료 교수 두 분 정년퇴임식 및 명예교수 위촉식이 있다. 어찌할까... 두 분께 양해를 구했다. 기관장께서도 기쁘게 격려하시고 응원하셨다. 아내 그리고 딸과 함께 대전에서 서울 뉴본정형외과로 이동하는데, 교통 체증이. 생각보다 반 시간 늦게 도착해, 입원 수속하는 것만 보고 곧바로 학교로 향했다.

 

학교 큰 행사라 축하객이 많을 터라, 그래도 인사할 생각에 서둘렀지만 또 교통체증이다. 게다가, 한 차례 길을 잘못 들어서기도 했다. 성남, 안양 방향으로 가야하는데 인천 방향으로 달렸으니. 1시에 세미나 인도해야 하는데 그 시간도 어렵다고 판단해, 수강생에게 반 시간 늦게 시작하겠다고 알렸다...

아내와 딸은 4인 입원실에서 다른 환자 한 분과 함께 공간 여유를 누릴 수 있다고 한다. 환자복으로 갈아 입고 예술 감각으로 마무리 리본으로! 긴장감을 날리고 싶었겠지. 핀, 자기 게 아니니 수술로 잘 빼야. 그렇길 바란다. 아내가 긴장하지 않고 수술을 잘 받길! 이제, 핀으로 느끼는 이질감에서 벗어나길! 

학교에서 한 시간 걸려 경기도 광주에 있는 밀목한우뜰로 이동, 퇴임하신 곽 교수님께서 교직원 접대를! 통크게 쏘셨다. 아내가 수술 마치면 여기서 몸 보신을 할까.

 

그래, 핀을 빼자. 내 삶에 이질감으로 작용하는 핀을 제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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