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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다

[사는 이야기]

by 에이레네/김광모 2023. 1. 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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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어머님을 집으로 모셨다. 형수님 조카 가족이 호주에서 잠시 귀국해 큰집에서 2박 3일 지내야 해서, 어머님께서 우리 집으로 오셨다. 첫째 날 저녁에는 동생 네 부부를 불러 냉이닭도리탕을 뿌짐하게 함께 먹었다. 어머님 마음을 위로하려는 전략으로.

둘째 날, 토요일이다. 영덕으로 대게 맛 여행하자고 어머님께 말씀드렸으나, 그냥 집에서 보내시겠다고 하신다. 토요일에 내가 운동하러 못 갈까봐서, 영덕 다녀오면 비용이 많이 들까봐서...

"어머니, 점심드시러 나오세요.“ 그런데 어머님께서 갑자기 우시면서 방에서 나오신다. 그들이 귀국했어도 잠시 머물다 갈 마음 편히 쉴 곳이 없어 가엽다는 생각에, 우신다고. ”집도 절도 없어 가엽다. 엄마는 집 화재로 돌아가셨고, 아빠는 치매로 요양원에...“ 어머님께서 긍휼히 여기시기니, 좋다. 그 마음으로 우리 집에서 보내시니, 좋다. 그런데 어머니께서도 우리 집에서는 편히 쉬시지 못하고, 다니시던 노인정에 가고 싶어하신다. 거기서 시간 보내는 게 편하시다고. 노인정에 모셔다 드리고, 노은수산시장에서 들려 대게를 살까 말까 망설였는데, 가격이 1kg에 무려 8만 원이다. 굴 하프셀과 새꼬막을 사서 만찬 먹거리로 준비했다. 굴 하프샐을 생으로 고추장에 서너 개 먹으니, 그야말로 생 굴 맛이다. 새꼬막을 삶아 따뜻할 때 먹으니, 맛 좋다. 굴 찜도! 가미비, 대만족이다. 막내 동생은 어머님께서 꽃게탕을 좋아하신다고 새벽 배송을 주문했단다. 셋째 날이다. 내일은 서울 누나 집으로 가시겠다고 하신다. 아들 집에서 지내시기보다는 딸 집에서 쉬시려는 생각에. 또한 며느리 조카 가족이 집에서 더 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주시려는 멋진 생각에. 어머님께 이런 여유와 지혜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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