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이 지난 15일에 '2014 표준어 추가 사정안'을 발표했다. 추가 기준은 실생활 사용도 및 인정 요구라 한다.
보도자료를 따르면, 이번에 새로 표준어로 인정한 항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 현재 표준어와 같은 뜻으로 널리 쓰이는 말을 복수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이다. 그동안 ‘삐지다’는 비표준어로서 ‘삐치다’로 써야 했으나 앞으로는 ‘삐지다’도 ‘삐치다’와 뜻이 같은 표준어로 인정된다. 이렇게 복수 표준어로 인정된 말은 ‘삐지다’, ‘눈두덩이’, ‘구안와사’, ‘초장초’, ’굽신거리다’ 등 모두 다섯 개이다.
복수 표준어를 인정하는 것은 ‘발음이 비슷한 단어들이 다 같이 널리 쓰이는 경우에는 그 모두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표준어 규정」의 원칙을 따르는 것으로, 이미 써오던 것(‘삐치다’)과 추가로 인정된 것(‘삐지다’)을 모두 교과서나 공문서에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표준어를 익히기 위해 따로 수고를 들일 필요 없이 둘 중 선호하는 어휘를 자유롭게 사용하면 된다.
둘째, 현재 표준어와는 뜻이나 어감이 달라 이를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이다. 그동안 '놀잇감'은 ’장난감‘으로 써야 했으나 '놀잇감'과 '장난감'은 쓰임이 다르기 때문에 '놀잇감'을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하였다. 이렇게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된 말은 '놀잇감', '개기다', '사그라들다', '속앓이', '허접하다', '딴지', '섬찟', '꼬시다' 등 모두 여덟 개이다.
한편, 국어심의회에서는 ‘RADAR(radio detecting and ranging)'의 한글 표기로 '레이다'와 '레이더'를 복수로 인정하기로 결정하였다. 원어 발음이 [reɪdɑ:(r)]인 것을 반영하여 '레이다'를 기본적인 표기로 새로 인정하되, 교과서 등에서 그동안 널리 써온 '레이더'도 관용적인 표기로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보도자료의 붙임을 따르면, 현재 표준어와 같은 뜻을 가진 단어 다섯 개도 인정했다.
추가된 표준어 |
현재 표준어 |
구안와사 |
구안괘사 |
굽신* |
굽실 |
눈두덩이 |
눈두덩 |
삐지다 |
삐치다 |
초장초** |
작장초 |
* '굽신'이 표준어로 인정돼 '굽신거리다, 굽신대다,' 굽신하다, 굽신굽신, 굽신굽신하다' 등도 표준어로 인정됐다.
**(식물) 초장초, 작장초 = 괭이밥
현재 표준어와 뜻이나 어감이 차이가 나는 여덟 개 단어도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됐다. '개기다', '꼬시다', '놀잇감', '딴지', '사그라들다', '섬찟', '속앓이', '허접하다' 등이다. 뜻이나 어감 차리를 주목해 두자.
개기다 |
명령이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속되게) 버티거나 반항하다. |
개개다 |
성가시게 달라붙어 손해를 끼치다. |
꼬시다 |
'꾀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 |
꾀다 |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으로 남을 속이거나 부추겨서 자기 생각대로 끌다. |
놀잇감 |
놀이 도는 아동 교육 현장 등에서 활용되는 물건이나 재료. |
장난감 |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열 가지 물건. |
딴지 |
일이 잘 진행되지 못하게 훼방을 놓거나 어기대는 것 (주로 '걸다, 놓다'와 함께 쓰인다). |
딴죽 |
이미 동의하거나 약속한 일에 대하여 딴전을 부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사그라들다 |
삭아서 없어져 가다. |
사그라지다 |
삭아서 없어지다. |
섬찟* |
갑자기 소름이 끼치도록 무시무시하고 끔직한 느낌이 드는 모양. |
섬뜩 |
갑자기 소름이 끼치도록 무섭고 끔찍한 느낌이 드는 모양. |
속앓이 |
(1) 속이 아픈 병, 또는 속에 병이 생겨 아파하는 일. (2)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속으로 걱정하거나 괴로워하는 일 . |
속병 |
(1) 몸속의 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 (2) '위장병';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3) 화가 나거나 속이 상하여 생긴 마음의 심한 아픔. |
허접하다 |
허름하고 잡스럽다. |
허접스럽다 |
허름하고 잡스러운 느낌이 있다. |
* '섬찟'이 표준어로 인정돼, '섬찟하다, 섬찟섬찟, 섬찜섬찟하다' 등도 표준어로 인정됐다.
추가된 표준어를 살펴본 소감은 우리 문화와 실생활의 수준이 좋아진다기보다 나빠진다는 느낌이다. 구체적으로 '굽신', '개기다', '꼬시다', '딴지', '섬찟', '허접하다' 등에서 그런 느낌을 받는다. 배려보다는 자기 중심적인 생활이 문화에 깊숙이 자리한다는 씁쓸한 느낌이랄까.
<보도자료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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