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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분 일로 보다는 살아계신 분 일로 더 많이 웃자

[사는 이야기]

by 에이레네/김광모 2022. 4. 2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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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버지’, ‘아버님’. 어떤 말도 내 것인 기억이 없다. 내가 네 살 때, 멀리 가셨기에. 55년이나 흐른 다음에야 선친 묘를 이장한다. 우리 땅에 매장했으나, 몇 해 전 우여곡절로 타인 땅이, 그것도 태양광발전소 울타리에 둘러싸인 채...

새벽길을 달려 약속 시간에 고향에 도착해 이장 작업을 시작한다. 선친 묘를 개토하고 30분 남짓에 유골이 나온다. 한 조각, 두 조각, 세 조각….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데서는 할머니 묘를 42년 만에 개토했으나 한 조각도 나오지 않는다. 관은 썩지도 않았으나 뼈는 물기를 이기지 못하고 그만 …. 증조부 묘는 한 세기도 지났는데도 유골이 나온다.

증조부는 선산에 있는 증조모 묘와 합장하고, 조모는 조부 묘와 합장을. 선친은 우리 땅에. 더 일찍이 이장했어야 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제야. 다행히도 온 가족이 웃으며 일을 치러서 좋았다. 죽은 분 일로 가족이 웃었다면야, 살아계신 분 일로는 더 많이 웃어야지.

귀가길에 고향 품에서 벗어나는 쉼을 누리는 아이러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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