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1주일 전, 음력으로 (88)이죠.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날입니다. 존재의 시작을 묵상하게 할 뿐만 아니라, 존재의 방식을 신중하게 생각하게 합니다. 그래서 팔팔(88)을 아주 좋아합니다. 제 이메일(gmkim88@hanmail.net)에도, 블로그(다음블로그: http://blog.daum.net/gmkim88 티스토리: http://eirene88world.tistory.com/
)에도, 축구 유니폼에도 팔팔(88)을 새깁니다. 등번호 88이 새겨진 축구 유니폼을 헤아려보니 무려 세 벌이나 됩니다(성서침례대학원대학교, 침례신학대학교, 월평조기축구회). 심지어 차량번호에도 팔(8)이 두 개나 됩니다.
팔팔(88), 생일날이었습니다. 이른 아침에 성서침례대학원대학교 홍보자료를 지인 목사님들께 메일 150여통을 보냈습니다. 신입생 추천 부탁 및 재정 후원을 호소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목회와 신학이라는 특수전문분야를 교육하고 있기에 학생모집이 쉽지 않고, 그러다보니 재정적인 압박도 있는. 그래서 교수도 학생모집과 후원자 발굴에 적극 활동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팔팔(88), 생일날인데 요즘 몸 상태는 그리 팔팔하지 못합니다. 벌써 근 한 달이나 많이 힘듭니다. 불편한 몸으로 수업하면서, 한의원으로 그리고 정형외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운동을 나가야 겠다고 했더니, 아내는 미역국 대신 급히 빵과 커피를 준비해 주었습니다. 딸은 시험공부하겠노라고 갈마도서관으로 향했고요.
운동 시작 시간을 한참이나 지났음에도 갑천축구장에 제가 출현(?)하자, 모두들 환호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평소와는 다른 대우(?)였습니다. 늦으면 일반적으로 한 소리 듣곤하는데. 이유인즉 선수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1달 동안 치료 받고 있는 상태라 뛸 수 없어 힘 빠진 다리에 의지해 수문장의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전후반 25분 경기하는 동안 무려 4골을 먹었습니다. 당연히 배가 불렀습니다(?). 그래도 팔팔(88)하게 2개의 선방을 해 결국 무승부가 되었죠. 승부차기 끝에 승리팀의 일원이 되었고, 상대팀에게서 아침식사 대접을 받았습니다. 아침 생일 밥상은 미역국 대신 순대국밥이 주 메뉴였습니다. 그러나 그 맛은 꿀 맛이었습니다.
아내는 점심 때 생일 상을 차려 주었습니다. 굳이 케익이 없어도 사랑과 정성으로 준비한 미역국과 한 그릇의 밥, 어렸을 때 어머님께서 새벽에 논에 나가셔서 훑어다 빻아 만든 햇살로 해 주신 밥 맛이었습니다. 아내로 인해 그리고 어머님으로 인해 제 삶의 팔팔(88) 의미가 새롭게 느껴진 시간이었습니다.
오후에는 특별한 시간으로 팔팔(88)하게 보냈습니다. N리그 관전을 할까, 대전시장기 유소년 축구대회를 관전할까 고민하다가 후자를 택했습니다. 아끼는 동생이 감독으로 활약하는 리틀 K-리그 유소년축구팀이 출전하기에. 시간을 서둘러 운동장으로 향하다가 다른 곳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모 대형마트로. 옆 좌석에 앉아 있던 아내가 어리둥절했습니다.
공부는 스스로 하겠다는 아들이 기특해서 중간고사 성적과는 상관없이 먼저 선물을 할 의향으로 마트로 들어섰습니다. 선물은 야구기구 세트를 생각했습니다. 이를 안 아내는 성적을 보고 해야한다고 극구 만류했습니다. 아들은 장난감에 마음이 가 있었고요. 그러나 '생각대로 하면 되고!' 야구 글러브, 야구 배트, 야구공을 아들에게 선물했습니다. 그러면서 축구를 좋아하는 저를 위해서도 야구 글러브를 샀습니다. 아들과 놀아주기 위해서. 오랫동안 생각한 팔팔(88)한 생활의 복안이었습니다. 아들 덕택에 생일 선물을 받은 격이 되었습니다.
대전시장기 유소년 축구대회를 관전하다, 여유 시간을 잡아 아들과 야구공을 던지고 치는 훈련을 했습니다. 아내는 망원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로 부자의 팔팔한 모습을 생생하게 기록했습니다. 이것이 팔팔(88)한 행복이지 않을까요!
# 팔팔한 아들이 달립니다!
# 아내는 분위기 있는 모습으로 부자가 노는 모습을 바라다 봅니다.
# 팔팔하게 쳐 보고 싶으나......
# 에이레네 팔팔 & 에이레네 팔팔 2세
# 아들이 던지는 공을 잡아 주며
# 아들에게 공을 던져주고.........
# 아들도 한 폼 잡으며 응시합니다.
# 에이레네 팔팔한 가정~~~~
>에이네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