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4.
아내가 재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오후에야 집을 나선다. 보문산 임도를 오를까 생각하다 지나치고, 단재 신채호 생가로 방향을 잡을까 하다 또 지나치고, 그러면 만인산 임도로 가볼까!
금동고개에, 대전둘레산길 2구간 안내판이 만인가 가는 길을 안내한다. 입구에는 자전거 출입 자제도... 제한이나 금지가 아니라, 자제라. 그럼 도전이다!
"와, 들꽃님이다!" 각시붓꽃. 야생화 탐사 길이겠네.
큰구슬붕이, 소담스레 예뻐다!
꽃님이와 만남에 이어, 또 다른 만남은 힘듦이다. 메고 올라야 하겠네...
<18:20> 금동고개에서부터 끌고 메고 오를고 올라, 한 고개에 이르러 확인하니 그렇게 2.2km 이동했다. 해넘이 시간까지는 딱 한 시간뿐이다. 그런데 만인산까지는 8.2km란다. 마음이 바쁘고 허둥댄다. 무모한 도전을 접고, 탈출 작전을 펴야 할 상황이다.
<18:32> 능선을 따라 서둘러 가는데, 각시붓꽃이 해넘이 빛에 자태를 뽐내며 바쁜 걸음을 꽉 붙잡는다. 눈 맞추고 가라고!
<18:36> 떡갈봉이다. 500m에서 1m빠진 499m이다. 금동고개에서부터 3km 지점이고 만인산까지는 7.4km이다. 이 이동 속도로 가다간 어둠과 한판 싸워야 한다. 생고생이 뻔하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길을 재촉하니 정강이가 나뭇가지에 쓸려 상처가... 샛길이 있을면 탈출에 성공일 텐데.
<18:47> "와, 샛길이다!" 금동고개 기점 4km 지점에 '청소년수련과 2.5km'를 안내한다. "휴." 물 한 모금으로 목마름을 달래고 둘레산길 구간 탈출을 시도한다. 몹시 가파른 비탈길은 좁다랗다. 또한 인적이 드물어서 낙엽이 수북북수북해 발이 미끌리고 자전거를 끌기도 힘겹다. 이따금 길이 잘 보이지도 않는다...
<18:53> 바쁜 마음에 허둥대는 나를 반기는 꽃님이, 은난초!
그리고 백선이다.
<19:06> 해넘이가 싲시작하기에 앞서 탈출에 성공이다. 미소를 머금다. 만인산농장에서 고기를 구워 여유롭게 저녁 식사하는 가족이 산에서 자전거 타고 내려오는 나를 보고 놀란다. 하룻밤 묵을 곳이 있으면 쉬었다가 만인산 임도를 공략하고 운일암반일암 임도까지... "아니지, 집으로 가자!"
<20:00> 대전천을 한참 달려 목척교 분수 쇼를 보고서야 함숨 고른다. 아내가 싸 준 떡 몇 조각 먹고, 오렌지도 한 개 먹고.
<20:40> 대전 명물 엑스포다리, 멋지다.
<21:07> 이렇게 집에 이르다. 자연 앞에 겸허해야 하는데, 무리하게 덤비지 말아야 하는데. 그래도 좋으니 이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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