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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레네 도서관 정리

[사는 이야기]

by 에이레네/김광모 2010. 2. 1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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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여름, 월평동 상가 주택 2층에 전세로 생활하다 급하게 현재 갈마동으로 이사했다. 당시 박사학위논문을 마무리하느라 정신없는 상황이었으나, 상가 주택 주변이라 환경이 좋지 않았다. 아래층에서는 치킨 기름 냄새가 올라오고, 옆집 젊은 여성은 예민한 신경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부랴부랴 이사를.

조용하고 공기 좋고 햇빛도 잘 드는 집이다. 단 엘리베이터가 없는 6층이라는 큰 불편이. 결혼 후에도 10년이 넘게 학생 신분이던 터라 이것도 감지덕지였다.

그때 이사하며 풀지 않았던 짐(안 보는 책)들을 정리하는 김에 책장도 정리하기로 했다. 소중히 간직하던 자료들이나 거의 보지 않다는 이유로 내다버린 자료의 양은 박스로 거의 10개나 된다. 하나의 자료를 찾아 복사한 시간을 평균 잡으면 20-30분이 걸렸는데.

책과 자료들에 수북히 쌓인 먼지들을 바라보면서 내 자신이 한심했다. 아니 창피했다. 석사과정과 박사과정 세미나 준비하며 열공하던 때와는 상반된 모습이라.


20여년 쓰던 책장도 내다버리고 새롭게 단장했다. 다섯 개나 들였지만 그래도 공간이 부족한다. 이중으로 꽃혀 있던 책들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속이 다 시원하며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자, 이제 집중해야 한다! 한 마리의 책벌레가 돼서......"





보다 넓은 공간에 큰 책상을 놓고 벽 네 면을 책으로 가득 채운 도서관을 갖고 싶던 십대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책을 사야 하나, 집을 사야 하나? 아니 저축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수입이 한정돼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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